왕족의 초호화 생활, 민생은 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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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HK연구교수 김광수


   지난 2012년 9월 24일 남아공 전통지도자회의(Traditional Leaders’ Congress of SA)의 의장 홀로미사(Phathekile Holomisa)는 줄루 왕(Zulu king) 즈웰리티니(Goodwill Zwelithini)가 특혜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즈웰리티니는 다른 민족집단인 폰도족(The Pondo)의 왕, 페디족(The Pedi)의 왕, 은데벨레족(The Ndebele)의 왕, 벤다족(The Venda)의 왕 등과 다른 처우를 받고 있다.” 고 주장했다.

   즈웰리티니는 최근 그의 수행단과 함께 더반(Durban)에 있는 초호화 호텔에 머무르며, 경비로 15만 란드의 혈세를 낭비했다. 올해 그에게 할당된 예산은 5천 9백 6십만 란드로 예년에 비해 올랐지만, 즈웰리티니는 1천 7백만 란드의 추가 예산을 요구하고 있다. 여왕 마푸(Zola Mafu)를 위해 호화로운 궁전을 신축하려고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추가 재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여왕을 위한 궁전은 올해부터 무려 4년간 계속될 예정으로, 앞으로도 현재 요청한 추가 예산의 몇 배에 달하는 자금이 더 필요 할 것으로 예상된다.

   즈웰리티니 왕가는 올해 초 개인적인 사치행위를 자제하라는 경고를 받은 바 있다. 여왕들은 사치스러운 소비성향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2008년에는 옷을 구매하는 데 20만 란드를 소비하고, 유명 디자이너가 제작한 의류와 호화스러운 휴가에 돈을 펑펑 쓴 것에 대한 야당의 거센 비난을 받아야만 했다. 남아공의 1인 연소득이 5만 란드 정도임을 감안할 때, 이와 같은 지출은 막대한 액수인 것을 알 수 있다. 2013-2014년의 예산 신청에 대응해 정부는 이전과 같이 많은 예산을 편성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자 왕가는 “이는 전통에 대한 왜곡과 탈선”이라며 오히려 반발하였다.

  위 만평에 그려진 인물은 즈웰리티니로 정부의 많은 돈을 왕가의 운영예산으로 가져가고 있다. “I simply can’t make ends meet!”이라는 말은 ”나는 겨우겨우 먹고 살아가요!“라는 뜻으로 추가예산편성을 요구하는 그의 뻔뻔함을 풍자하고 있다.

   즈웰리티니 왕가를 대표하는 무크왕고(Albert Mncwango)는 “줄루 왕가가 다른 왕가에 비해 특별히 더 큰 대접을 받는 것은 다른 왕가와 구별되는 독특한 역사와 순수하게 보전된 혈통 때문이다.” 라고 말했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보면 줄루왕가가 고귀한 왕가이기 때문에 더욱더 검소함으로 본을 보여야 마땅하다. 왕가의 권위는 사치가 아닌 시민들의 지지를 통해 지켜지기 때문이다. 왕가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예산 또한 정부에 전적으로 의지해서는 안 될 일이다. 줄루 왕가가 직접 운영할 사업을 구상해 그로부터 수익을 얻도록 해야 한다. 훗날 시민들의 가난과 대비되는 호화행보가 아니라 민생을 살피고 존경받는 왕가로써 매스컴에 소개되는 줄루왕가와 즈웰리티니 왕을 기대해본다.


출처: http://www.bdlive.co.za/opinion/carto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