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르시 대통령의 축출과 이집트 정국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HK 연구교수 금상문


이집트에서 진임 무바라크 대통령을 쫒아내고 시민혁명으로 권력을 잡은 무르시 대통령이 군부에 의하여 축출된 이후 이집트 정국은 혼란에 빠졌다. 즉 무르시 대통령이 합법적인 선거를 통해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1년 만에 군부에 의해 축출됨으로써 무르시 대통령을 지지하는 측과 무르시 대통령의 축출에 찬동하는 측이 충돌이 일으키면서 이집트는 혼란에 빠진 것이다.

무르시 대통령이 축출된 이유는 이집트의 경제난과 사회통합의 실패였다. 무르시 집권 이후 이집트 파운드 가치가 급락했고 외환보유고가 줄어들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고조됐다. 24세 미만 청년 실업률이 40%까지 치솟았고 무슬림 형제단이 이끄는 이슬람 정치 세력이 사회 통합에 실패하면서 결국 경제적·정치적 양극화를 부추겼다. 또 무르시 대통령은 민생문제 해결은 뒷전으로 미루고 이슬람율법에 의한 통치로 회귀하려는 일면 ‘파라오 헌법’을 밀어 붙였다. 무르시 대통령은 대통령 권한을 강화하며 과거의 독재를 답습했다. 대통령으로 취임당시의 기대가 실망으로 변하면서 이집트 국민은 등을 돌렸다.

이러한 상태에 있는 무르시 대통령을 축출한 군부는 재빠르게 이슬람주의자를 배제하면서 과도정부를 구성시켰다. 하젬 엘베블라위 총리 등 35명의 각료가 군부에 의해 임명되었다. 군군부의 최고 수장인 압둘 파타 엘시시 전 국방장관은 제 1부총리에 임명되었다.

무르시 대통령의 축출에 대하여 무슬림형제단을 배경으로 탄생된 누르(Nur) 당이 이에 극렬 반발하고 있다. 누르당은 이집트 총선에서 이집트 유권자 4분의 1의 지지를 얻고 있다.

이러한 사정으로 인하여 더욱 이집트 정국은 혼돈 상태로 치닫고 있다. 이슬람주의자는 시위뿐만 아니라 무장투쟁도 불사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집트 내에서도 내전의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무튼 비록 무르시가 경제정책에 실패하였지만 군부가 이집트의 국민의 손으로 선출된 대통령을 대통령직에서 끌어내린 것은 과연 정당한 것인가 하는 점이 지식인들 사이에서 논란거리를 만들고 있다. 즉 무르시 대통령을 권좌에서 축출한 것은 민주주의가 이집트에서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견해이다.

   그렇지만 이집트의 정국은 민주주의가 문제가 아니라 민생 경제문제의 해결이 선결이다. 이집트 과도 정부가 일정한 시일 내에 경제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군부의 신임을 준 국민조차도 다시 이슬람정부로 등을 돌릴 것이다. 이집트 정국의 관건은 이집트 민생문제의 해결이 무엇보다 우선이다.